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퇴사 D-7단풍국에 살아요/직장 생활의 기록 2022. 10. 23. 03:08
이 포스트는 사실 정확하게 직장 생활의 기록은 아니고, 직장 생활과 관련 된 상념의 기록.
오늘부로 공식적인 퇴사가 일주일 남았다.
퇴사가 곧이라 생각하니 굉장히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. 지금은 쉬어야지, 하면서도 따박따박 들어오던 월급이 주는 안정감이 사라진다는 것은 역시 가장 큰 아쉬움이고 (그리고 약간의 두려움) 이에 따라 직장생활을 하며 생기는 수입으로 하던 여러가지 좋아하는 일들을 어쨌거나 이전처럼은 막 누리지는 못하겠지 하는 것이 그 다음의 아쉬움이다.
여기서는 늘 아이스 커피만 시키다가 처음으로 따뜻한 Filter coffee를 시켰는데 이런 큰 대접에 줄지는 몰랐... 굉장한 대접 (?) 이네요 예를 들자면 '굳이' 커피를 집이 아닌 카페에서 마신다거나, 주말에 마사지를 받는다거나 하는 나를 위한 시간들부터 (심지어 마사지는 회사 그룹보험으로 내가 낸 비용의 70%는 다시 돌려받고 있었다), 애정하는 사람들에게 마음을 표현 하는 아주 사소한 선물이나 카드 쓰기는 백수 신분이 끝날 때까지는 지금 같이 마음 내키는 대로는 하지 못 할 것 같다. 학자금 때문에 부득이하게 극단적으로 제한 된 금액을 가지고 살 때를 제외하고는 나는 소비를 꽤나 좋아하는 편이라 직장생활 하면서 돈을 알뜰하게 모으지는 못해서 이 쉬는 시간을 아주 맘 편히 지낼 수는 없을 것 같지만 그래도 싱글일 때나 이렇게 살아보지 (?) 하는 마음으로 그간의 소비생활을 애써 합리화 해 본다.
매달 월급의 일부를 따로 떼어 한국과 스리랑카, 인도에 구제 사역을 돕던 것도 당분간은 금액을 조금 줄여야 할 것 같아 마음이 쓰이지만 이러저러한 아쉬움이 너무 오래 쉬지는 못하겠다며 재취업의 의지를 다지는 좋은 원동력이 될 것 같다. (좋은건가...? ㅋㅋㅋ) 사랑을 흘려보내려면 일 해라 나 자신!
이런 금전적인 부분을 떠나서 내가 지난 4년간 회사를 다니며 꼭 해 보고 싶었던 몇가지의 카테고리가 있는데, 관련 계약들이 코앞에 있다. 계약을 하는 것 까지는 보아도 내가 직접 해 볼 수는 없다는 것이 또 하나의 큰 아쉬움이랄까. 그나저나 요새 업무를 마무리하면서 내가 우리 회사에서 맡아서 / 찾아서 했던 업무 중에 가장 즐거워하고 가슴 뛰며 일 했던 것들이 무엇일까 하는 것에 대해서 생각을 해 볼 기회가 있었고 (한국에 다녀와서 어떤 일을 찾아볼까 궁리하던 것도 한 몫을 했다) 정리를 해 보니 다음과 같더라.
- (열심히 하는 사람들을 위한) 이민 상담
- 복잡한 케이스를 어필 할 때 포인트가 될 아이디어 궁리
- 이민 정책을 탐구하여 보기 좋고 정확하게 정리해서 (누구보다도 빠르게) 알리기 - SNS 게시물 작성 혹은 웨비나 계획
- 인적 네트워크를 이용해서 계약이 가능 할 만한 프로젝트를 계획
이 모든 것을 아우르는 키워드를 생각 해 본다면 바로 '연결'일 것이다. 예를 들자면 이민 상담 자체도 상담을 받는 사람과 그 사람에게 가장 적합하고 리스크가 적은 방법을 연결하는 일이고, 복잡한 케이스에 대해 어필 할 아이디어를 궁리하는 일도, 어떤 한 포인트를 통해 이민관의 마음을 움직이는 일종의 우리의 마음과 이민관의 마음을 연결하는 일이었달까? 기존에 있었던, 혹은 새로운 이민 정책에 관련해서 열심히 탐구하고 정리를 하는 일은 해당 정책이 꼭 들어맞는 사람들을 이민 신청으로 연결하기 위한 작업이었고, 마지막으로 인적 네트워크를 이용해서 새로운 계약을 계획하고 이뤄내는 것 역시 사람과 사람을 연결 시키는 일이었던 것이다.
그래서 이 '연결'이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나의 진로를 계속 고민 해 봐야겠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. 생각 해 보니 나는 종종 '축복의 통로가 되게 해 주세요' , '받은 사랑을 흘려보내는 사랑의 통로가 되게 해 주세요' 라고 기도 하는데 이것 역시도 결국은 '연결'의 일종이겠구나.
연결을 좋아하며 사방 팔방 관심 많은 나, 치열하게 고민 해 보자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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